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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차코프 미술관 3: 이콘화들을 제대로 감상했네

  • GT 이상기
  • 조회 1525
  • 2014.03.05 06:41

트레차코프 미술관 3: 이콘화들을 제대로 감상했네

 

다음으로 찾아간 곳은 56에서 62번 방으로 제1관의 마지막을 장식하고 있다. 이곳에는 초기 러시아 미술 그 중에서도 이콘화를 중심으로 한 종교화가 전시되어 있다. 이콘이란 콘스탄티노플을 중심으로 한 비잔틴 문화의 산물로 종교적인 모티브를 지닌 그림을 말한다. 이콘화는 12세기 초 동방정교와 함께 러시아에 들어왔으며, 1400년 전후 안드레이 류블로프에 의해 이콘화의 수준이 종교적․예술적으로 한 차원 높아지게 되었다.

 

이곳에 있는 이콘화 중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블라디미르의 성모자상’이다. 블라디미르는 1157년 수즈달 공국의 수도가 되면서 러시아의 정치중심지가 되었고, 이후 몽골의 침략으로 파괴되기도 했으나 1300년대에는 러시아 정교회의 중심지가 되었다. 이 이콘화는 대략 1100-30년 사이에 콘스탄티노플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며 비잔틴 양식을 보여주고 있다. 이 이콘은 처음 키에프 근교의 비쉬고로드 수도원에 안치되었다가 수즈달의 블라디미르로 왔으며, 1395년 티무르 제국의 침입을 받아 다시 모스크바로 이송되어 현재까지 보존되고 있다. 약간은 우수에 젖어있는 성모와 아직은 어려 엄마에게 의지해야 하는 성자가 볼을 맞대고 하나가 된 모습이 종교적인 숭고함을 자아낸다. 색감에 있어서도 성모의 검은 색 의복과 성자의 황금빛 옷이 대비를 이루고 있다. 성모자를 둘러싸고 있는 노란색은 숭고함을 강조하기 위해 사용되었다.

 

아기 예수를 잉태하고 있는 성모를 그린 이콘 ‘위대한 파나기아’도 아주 인상적이다. 성모의 가슴 속 양팔 사이에 아주 영리해 보이는 아기가 어머니를 따라서 양팔을 벌리고 있다. 회화기법 상으로는 불가능한 일이지만 종교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1200-30년 사이에 수즈달 공국의 야로슬라블에서 만들어졌다. 12세기후반에 노보고로드에서 만들어진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 역시 유명한 이콘화이다. 우선 예수의 인상이 아주 자신감에 차 있다. 하느님에게 순명하고 민중들을 교화하겠다는 의지가 분명해 보인다. 그리고 상반신이나 몸 전체를 보여주는 보통의 이콘화와는 달리 얼굴 부분만을 강조해서 표현하고 있다. 이목구비가 뚜렷하고 머리카락도 아주 단정하게 빗질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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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이콘화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은 안드레이 류블로프(1360/70-1430년대)이다. 이곳 트레차코프 미술관에 있는 그의 그림은 ‘대천사 미카엘’, ‘구세주’(사진), ‘사도 바울’, ‘세 천사’ 등이다. 대천사 미카엘은 하느님과 더불어 모든 것이 가능하다고 믿고 하느님 안에서 모든 것을 할 수 있다고 믿는 천사이다. 류블로프의 미카엘은 순수하고 여성적인 모습으로 나타난다. 고개를 다소곳이 숙이고 오른 손으로 사람들을 부르는 듯한 선한 모습이다. 구세주는 예수를 표현하고 있는 것 같은데 생긴 모습이 다분히 러시아적이다. 얼굴이 길고 코 역시 좁고 길다. 훼손이 심해 얼굴 표정 밖에 알 수가 없다. 구세주라고 보기에는 다소 약해 보인다. 바울은 검은 머리와 수염 때문인지 상당히 의지가 굳어 보인다. 하늘색 상의에 흑회색의 외투가 사도로서의 역할을 잘 수행할 것 같다. 세 천사는 미카엘, 라파엘, 가브리엘을 가리키는데 향로같은 것을 가운데 놓고 무언가 생각에 잠겨있는 듯 하다. 이들의 모습은 전신상으로 그려져 있다.

 

또 하나 특색 있는 작품은 바실리 예르몰린(?-1481/85)이 만든 조소 ‘성인 게오르게’이다. 성인 게오르게는 모스크바의 수호성인으로 받아들여져 크레믈린의 프롤로프스키예(혹은 구세주)문에 안치되었었다. 성인 게오르게와 관련된 이콘은 16세기 초 러시아 중부지방에서 만들어진 ‘용을 퇴치하는 성인 게오르게’가 있다. 하얀 말을 타고 긴 창으로 용을 죽이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이 그림은 종교적이기보다 오히려 세속적인 느낌을 준다. 그리고 재미있는 이콘화로는 ‘머스코비(옛날 러시아) 왕국의 나무’가 있다. 시몬 우샤코프(1626-86)가 1668년에 그린 그림으로 모스크바의 크레믈린 궁 안에 있는 우스펜스키 성당에서 꽃나무가 자라고 있다. 그 꽃나무 위 그림의 한 가운데 성모자(성모와 아기 예수)가 있다. 그리고 하늘나라에서 하느님이 천사들에게 무언가 지시를 내리고, 그 양쪽으로 꽃나무가 무성하게 가지를 뻗고 있다. 이들은 하느님의 자식 즉 예수의 조상들로, 이들의 노력에 의해 구세주인 예수가 이 세상에 오게 됨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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