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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전 한성 팽창, 한옥단지가 이끌었네

  • LV 15 복현민
  • 조회 0
  • 2019.12.07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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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옥 문화주택보다 건설비 싸
1937년 돈암동 첫 한옥 신도시

삼청동은 한·양 절충식 유행
아련한 경성 주택 개발 풍경
경성의 주택지
경성의 주택지
이경아 지음
도서출판 집

‘경성의 이상적 주택지, 동부 발전의 중심지, 도로가 넓어서 각호에 자동차 출입 자유, 왕벚나무로 봄에는 만발 여름에는 깊은 녹음, 당사(當社)에 부동산 관리부가 있어 전임(轉任), 부재 등의 경우 토지건물소유자는 지극히 안심.’

얼핏 보면 요즘의 부동산 분양 공고인 듯싶다. 일제강점기인 1932년 발간된 것으로 보이는 앵구 주택지(서울 신당동) 분양 안내 팸플릿에 나오는 내용이다. 여기서 당사는 동양척식주식회사의 방계회사로 주택지 분양을 하는 조선도시경영주식회사다. 이 회사는 팸플릿을 제작하는 것은 물론 주택전람회를 개최하는가 하면 주택의 도면과 사진을 포함한 도집을 발간해 새로운 주거문화를 적극적으로 소개한다. 87년 전이나 지금이나 크게 다를 바 없어 보인다. 광희문 밖 공동묘지와 화장장이 있던 신당동 일대는 경성의 대표적 빈민촌에서 전원주택지 문화촌으로 변모했다.

『경성의 주택지』는 앵구 주택지 등 일제 강점기 시대 서울에서 개발된 여러 주택지의 모습을 매우 상세하게 파헤친 역작이다. 이 책은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이 살았던 북촌 가회동의 우종관 주택 2개 동(1928, 1931년 설계), 한양도성 밖 전원주택지로 개발된 신당동 앵구 주택지의 고 박정희 대통령이 살았던 가옥(등록문화재 제412호),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집으로 쓰였던 장충동 주택지의 동척중역사택 등의 숨어 있는 스토리도 소개한다.

100여 년 전 갑자기 시작된 주택지 조성 붐은 경성 인구 급증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조선시대 10만~20만 내외로 유지되던 경성 인구는 1920년대 39만, 1930년대 93만, 1940년대 100만에 육박할 정도로 급증했다. 이 때문에 주택난이 심각해졌다.

지금의 서울 신당동에 조성한 앵구 주택지를 홍보하는 1932년 분양 안내 팸플릿. 요즘 주택 분양 홍보지와 다를 게 없다. [사진 도서출판 집]
종로 이북을 일컫는 북촌은 조선시대 권문세가가 많이 살았던 지역으로 1930년대 대규모 필지 분할과 함께 당시로는 신식으로 도심 한옥단지가 개발됐다. 서울 시내 1만1700여 한옥 중 1200여 채가 북촌, 그중 290여 채가 가회동에 밀집돼 있다. 건양사를 설립한 정세권은 가회동·익선동·인사동·재동·계동·창신동 일대에 문화주택과 같은 외래 주택의 건설비용보다 저렴한 한옥을 대량 보급했다. 다양한 규모와 형태의 한옥들이 공존하고 있는 이곳은 마치 ‘20세기 한옥박물관’과 같은 느낌을 준다.

한옥마을로 이름난 북촌엔 문화주택이라 불리는 서양식 주택도 많이 들어섰다. 당시 조선인 상류층의 문화주택에 대한 동경과 욕망을 볼 수 있다. 대표적인 가회동 우종관 주택은 화신백화점 주인 박흥식의 소유로 바뀌었다가 정주영 회장이 거주하기도 했다.

한양 도성에서 가장 풍경이 좋은 곳으로 유명한 삼청동에는 유학파 건축가 김종량 등이 참가해 한·일 절충 또는 한·양 절충식 주택이 구현됐다. 한촌이었던 후암동 일대는 공기가 상당히 좋고 이상적 건강지로 홍보돼 일본인들의 고급 주택지로 개발됐다. 후암동 학강 주택지는 충정로 금화장 주택지, 장충동 장충 주택지와 함께 경성 3대 문화주택지로 손꼽혔다. 국가 제사시설로 조성된 장충단이 1919년 공원으로 바뀐 장충동에는 백화원·소화원·장충 주택지가 들어섰다. 이곳은 북촌 일대와 같이 해방 이후 강남 개발이 본격화하기 전까지 고급주택지의 대명사로 불렸다. 약현성당, 정동교회, 배재학당 등 최초의 수식어가 붙는 서양식 건물이 많았던 신 주거문화의 전시장인 충정로 금화장 일대에는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철근콘크리트조 아파트도 들어섰다.

한양도성의 변방이었던 동숭동과 혜화동 일대는 경성의 학교촌과 조선인의 문화촌이 들어섰다. 공업전습소에서 바뀐 경성공업전문학교, 경성의학전문학교, 경성고등상업학교, 경성제국대학의 법문학부와 의학부가 들어섰다. 대학 총장과 교수, 직원들을 위한 관사도 지어졌다. 1910년대까지만 해도 허허벌판이었던 이 지역은 많은 학교가 설립되면서 토지 가격이 급등했다.

경성의 첫 토지구획정리지구(1937년 지정)인 돈암지구는 한양도성 밖 첫 한옥 신도시였다. 한옥단지 하면 보통 가회동이나 인사동, 익선동을 떠올리지만 동소문동·동선동·삼선동·안암동·보문동 일대가 과거 거대한 한옥 신도시였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드물다.

일제 강점기에 개발된 주택지의 건물 대부분은 현재 재개발을 앞두고 있어 조만간 사라질지도 모를 위험에 처해 있다. 저자의 바람대로 이 책이 시간의 켜와 장소의 가치가 재발견되는 계기가 되면 좋으련만.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은 땅의 역사를 캐내는 작업은 한층 더 깊어져야 할 것이다.

한경환 기자 han.kyunghw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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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사진 왼쪽 위)의 상가 건물 매입이 논란이 되고 언론의 집중을 받으면서 상인들은 "손님 발길이 끊겼다"며 하소연했다. /뉴시스·더팩트DB

<더팩트> 정치팀과 사진영상기획부는 여의도 정가, 청와대를 취재한 기자들의 '방담'을 통해 한 주간 이슈를 둘러싼 뒷이야기와 정치권 속마음을 다루는 [TF주간 정담(政談)] 코너를 진행합니다. 주간 정담은 현장에서 발품을 파는 취재 기자들이 전하는 생생한 취재 후기입니다.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법무장관 후보자' 추미애, 의원실앞 기자회견…이채익 하소연에 자리 뜬 기자들

[더팩트|정리=문혜현 기자] -12월이 되니 본격적인 추위가 시작됐는데요. 이번 주도 정치권엔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흑석동 재개발지구 상가 매입으로 논란을 빚고 직을 내려놓은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이 건물을 매각했습니다. 시세차익은 모두 기부하겠다는 뜻을 밝혔는데요. 총선을 앞두고 논란을 덮으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다만 그간 언론의 집중 포화를 받은 상가 주민들은 "매출이 뚝 떨어졌다"며 불만을 터뜨렸습니다.

-6일엔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차기 법무부 장관으로 지명됐는데요. 조국 전 장관 이후 첫 후임자로 엄청난 관심을 받았습니다. 추 의원은 소감 발표를 국회 정론관이 아닌 의원실 앞에서 밝히면서 회관은 순식간에 '핫 플레이스'가 됐는데요. 특별한 이유가 있었다고 합니다. 지난 2일 자유한국당 의원총회에선 이채익 한국당 의원이 백브리핑을 자처하며 '민식이법'과 관련한 한국당을 향한 비판을 두고 하소연했는데요. 통상 의원이 직접 기자들 앞에 나서서 뒷이야기를 하진 않는데, 답답한 마음이 컸던 것 같습니다. 먼저 김 전 대변인의 흑석동 상가 주민들의 이야기부터 들어보겠습니다.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이 매각한 상가 주민들은 언론 보도 이후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매출이 줄었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뉴시스

◆ 김의겸 흑석동 집 주변 주민의 하소연

-김 전 대변인이 5일 흑석동 재개발구역에 있는 상가주택을 처분해 화제가 됐습니다. 매도가와 매수가의 차액은 전액 기부할 예정인데, 인근 상가 주민들의 원성이 자자하다고요?

-그렇습니다. 간발의 차이로 매각 사실 '단독' 기사를 놓쳐 아쉽다는 말을 먼저 하고 싶습니다. 아무튼 이날 김 전 대변인의 상가주택 주변 A 상인들은 기자라는 말에 버럭 언성부터 높였습니다. 그래서 이유를 물었더니 지난 1일 김 전 대변인이 집 처분을 공개한 이후 취재진이 진을 치고 상주하다시피 했다고 합니다. 그로 인해 상당히 영업에 지장을 받았다고 해요. 카메라가 있으니, 오려던 손님도 발길을 돌렸다고 하면서 분통을 터트리더라고요.

-김 전 대변인이 상가 매매를 SNS로 알렸던 게 화근이라는 거네요?

-네, A 상인은 김 전 대변인이 조용히 집을 팔았으면 영업을 방해받는 일은 없지 않았겠느냐고 주장했습니다. 김 전 대변인은 1일 페이스북에 조용히 처분하려 했지만, 여의치 않았고 오해도 낳을 수 있다는 이유를 들며 공개로 전환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A 상인의 주장은 이렇습니다. 최근뿐만 아니라 지난 3월 김 전 대변인이 부동산 투기 논란이 불거진 이후부터 임대료를 내기 벅찬 수준까지 매출이 뚝 떨어졌다고 했습니다. 당시에도 기자들이 대거 몰려 단골손님도, 인근 대학 학생들의 발길도 끊겼다더라고요.

김의겸 전 대변이 5일 매도한 흑석동 상가에 입주한 세입자들은 논란으로 장사가 잘 안 됐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김 전 대변인이 매도한 건물. /흑석동=신진환 기자

-"다른 곳으로 가게를 옮길 수도 있지 않았냐"는 말에 A 상인은 "재개발구역이라 가게를 내놓더라도 사는 사람이 없다"며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는 취지로 말했습니다. 김 전 대변인을 향한 불만과 원망의 정도가 꽤 커 보였습니다. 또 다른 상인도 체감할 만큼의 매출이 하락했다고 푸념했습니다. 실제 이날 오후 6시 이후 식사 시간대에도 손님들이 거의 없었습니다. 김 전 대변인과 언론에 대한 불만을 듣자니 참 송구스러웠습니다. 모쪼록 상권이 다시 활기를 찾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취재진이 만난 주민들은 김 전 대변인이 투기 목적으로 상가주택을 사지 않았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그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김 전 대변인이 논란의 건물을 매입한 지난해 7월 당시는 해당 집값이 가파르게 올라 매우 비쌌던 시기였다고 합니다. 김 전 대변인이 정말 시세 차익을 노린 투기였다면, 집값이 더 쌌을 때 사지 않았겠느냐는 얘기입니다. 어찌 됐든 김 전 대변인이 차익을 기부한다고 했으니, 결자해지한 것으로 봐야 하지 않겠냐는 생각입니다.

법무부 장관으로 내정된 추미애 민주당 의원은 국회 정론관이 아닌 의원회관에서 소감을 밝혔다. 5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장관 지명과 관련해 소감을 말하는 추 후보자. /국회=남윤호 기자

◆'추다르크' 정론관 아닌 의원실 앞에서 장관 지명 소감 밝힌 까닭

-5선 중진 추미애 의원이 법무부 장관에 내정됐다는 사실은 정치권에서 이미 파다했는데요. 그래서인지 취재 열기가 뜨거웠다고요.

-맞습니다. 5일 청와대 발표 한 시간 전쯤부터 추 내정자의 소감을 한마디라도 더 들으려고 의원실에 인터뷰나 기자간담회 요청 문의가 많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를 다 간곡히 거절했습니다. 대신 출입기자단에 12시 40분께 소감 발표 일정(오후 2시, 의원회관 후보자 의원실 앞)을 알려왔습니다.

-보통 현역 의원이 장관에 지명되면 국회 본청 기자회견장인 정론관에서 하지 않나요?

-통상적으로 그래왔습니다. 그래서 정론관으로 착각했다가 소감 발표 직전에 의원회관으로 헐레벌떡 뛰어온 기자들도 있었습니다. 영상, 사진, 펜 기자 등 취재진이 모두 합해 50여명은 넘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런데 이 많은 기자들에 비해 발표 장소가 의원실 앞 좁은 복도라 굉장히 어수선했어요. 소감 발표하는 내내 자리를 못잡은 영상 기자들이 카메라를 이동하는 모습도 보였고, 506호실의 박선숙 바른미래당 의원은 본인 의원실로 갈 길이 막혀 "제가 옆방이라서요. 지나갈게요. 다른 길이 있으면 그쪽으로 갈 텐데 없어서..."라며 양해를 구하고 지나가기도 했습니다.

5일 법무부 장관으로 지명된 추 의원의 소견 발표 현장으로 몰린 국회 취재기자들. /남윤호 기자

-현장에서 기자들은 어떤 반응이었나요?

-일부 기자들은 "왜 정론관 놔두고 좁은 의원실 앞에서 하는지 모르겠다" "당 대표했던 분이라 '니네들이 의원실로 와라' 하는 류의 갑질 아닌가" "법무부 장관 취임하고 나면 법조출입 기자들하고도 소극적으로 스킨십 한다는 예고편 아닌가"하는 이런 저런 말들이 나왔습니다.

-좋은 반응은 아니었던 것 같네요. 의원실은 왜 그랬다고 하나요?

-의원실에 물어보니 당연히 그런 의도가 전혀 아니었습니다. 추 후보자는 지명되고 나서 본인에게 정치권의 이목이 쏠리자 말 한마디도 조심하려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는 식으로 최대한 조용히 소감을 전할까 하는 고민도 했다고 해요. 그런데 워낙 이슈였기 때문에 의원실 앞에서 짧게 밝히기로 했다고 합니다. 국회 정론관은 여러 방송 카메라들이 있고 '나 여기서 중대 발표한다'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느낌인데, 지금처럼 청와대와 여권, 검찰 관계가 민감한 시기에 추 후보자는 그런 이미지를 주는 것도 조심스러웠다는 거죠. 또, 추 후보자는 장관으로 취임한다면 윤석열 검찰총장과 호흡을 잘 맞춰 관계를 잘 풀어나가려는 의지가 강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짧고 굵었던 '의원실 앞 소감 발표'는 검찰을 향한 일종의 관계 변화 제스처로도 읽힙니다.

지난 2일 한국당 의원총회 후 이채익 의원은 민식이법과 관련된 언론 보도를 '가짜뉴스'라고 주장했다. /뉴시스

◆이채익, '가짜뉴스' 하소연에 취재진들 자리 뜬 까닭

-'민식이법' 등 민생·경제·안전법안 199건에 대해 한국당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신청한 것에 대한 후폭풍이 거셌던 한 주였습니다. 한국당도 강경한 대응을 시사했는데요, 지난 2일 의원총회에서 구체적 대응방안이 언급됐죠?

-네, 한국당 소속 의원들은 이날 오전 국회 로텐더홀에서 국회 본회의를 실질적으로 봉쇄한 더불어민주당과 문희상 국회의장을 규탄한 뒤 곧바로 국회본관 246호에서 비상 의총을 열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박성중 한국당 미디어특위 위원장은 가짜뉴스를 보도한 언론사명과 기사 제목을 거론한 뒤 법적제소를 검토하겠다고 했습니다.

-언론에 대한 불만이 많은 것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별도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한국당 간사인 이채익 의원이 기자들에게 울분을 토하며, 조목조목 잘못된 사실을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통상 한국당 의총은 첫 일부 공개 후 비공개로 전환해 진행되는데요, 비공개로 진행한 부분에 대해선 원내대표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백브리핑을 통해 간략히 설명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그런데 이날은 나 원내대표의 백브리핑 후 이 의원이 백브리핑을 자처해 추가 설명을 이어갔습니다.

-이 의원은 "가짜뉴스에 분노한다"며 "여당 간사가 행안위 법안소위원장을 맡았던 1년간 한번도 심의를 안했던 민식이법을 비롯한 어린이교통안전법을 지난 7월 제가 법안소위원장을 맡은 후 적극적으로 심사해 법안을 마련했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민식이법은 필리버스터 신청 후 법사위를 통과해 필리버스터 대상이 아니다"라고 울분을 토하며 이야기했습니다. 현장에 있던 취재진에게 "한국당이 민식이법 통과를 막았다는 것은 100% 가짜뉴스다. 언론인들 좀 부끄럽게 생각해야 한다"고 질타를 하기도 했고요.

-이 의원은 "민식이법은 당일(11월 29일) 오후 2시로 예정된 본회의 전에 상정이 안 됐다"고 주장했는데요. 필리버스터는 이날 오후 1시 40분에 제출했고, 민식이법은 1시 48분 법사위를 통과해 필리버스터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내용을 거듭 설명했습니다.

-그렇군요. 그런데 이 의원 설명 당시 취재진이 조금씩 빠졌다는 이야기는 또 뭐죠?

-이 의원의 열변이 토하던 시기는 낮 12시가 넘어가던 즈음이었는데요, 10분을 넘어가며 이야기가 길어지자 수십 명에 달했던 하나둘 취재진이 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이 의원은 "본인의 얘기가 잘못됐다거나 확인해야 한다면 질문을 달라"고 했는데요, 묻는 이들도 거의 없었습니다. 다소 흥분한 이 의원에게 지금 반박해봤자 유의미한 답을 얻기 어렵다는 판단과 점심시간이 겹친 결과로 보였습니다(웃음). 결국 15분쯤 넘어가선 취재기자 몇 명만 자리를 지켰습니다. 이 때의 설명으론 부족했는지, 이 의원은 이날 오후 3시 한국당 소속 행안위 위원들과 함께 국회 기자실에서 정식 기자회견을 열고, 다시 한 번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과거사법)과 어린이교통안전법에 대해 잘못 알려진 사실을 조목조목 설명하는 자리를 갖기도 했습니다.

-이 의원의 설명과 별개로 한국당이 이미 합의한 민생법안들에 대해서도 필리버스터를 건 것은 잘못된 판단이라는 얘기가 한국당 내에서도 흘러나왔습니다. 민식이법에 초점을 맞춘 한국당 비판 기사들이 많이 나온 것을 사실인데요, 이외에도 시급한 민생법안들이 많았습니다. 애초 한국당이 반대하는 법안들에 대해서만 필리버스터를 걸었다면 이렇게까지 여론의 역풍을 맞지는 않았을 텐데라는 생각이 드네요. 여야가 본회의 파행에 대해 '네 탓' 공방을 벌이는 가운데 국민들이 기다리는 민생법안 처리는 언제 가능할지 지켜봐야할 것 같습니다.

청와대 하명 수사 의혹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청와대는 취재진의 질문에 말을 아꼈다. /남용희 기자

◆ 질문 뒤로 하고 자리 떠난 靑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하명 수사' '감찰 무마' 의혹이 정국을 빨아들이는 모양새입니다. 검찰이 지난 4일 청와대 대통령비서실을 전격 압수수색을 하면서 파장이 더 커진 형국입니다. 최근 청와대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아무래도 분위기가 좋을 리가 없겠죠. 그런데 눈길을 끈 대목은 청와대가 그간 침묵을 깨고 지난 2일부터 적극적으로 대응했다는 점입니다. 특히 이날 기자들은 청와대 관계자들을 만나 의혹과 관련해 확인할 것들을 질문했는데요, 청와대 관계자는 딱 6개의 질문을 받았습니다.

-기자들이 손을 들며 더 질의를 이어가려고 했지만, 이 관계자는 그대로 자리를 떠났습니다. 청와대 관계자가 더 많이 질문을 받지 않아 아쉬워하는 기자들도 있었고요, 그때가 정오가 지난 시각이라 "점심 먹으러 서둘러 간 것 아니냐"는 우스갯소리도 나왔습니다.

-청와대는 닷새 연속 별개의 두 의혹들과 관련해 청와대의 입장이나 언론 보도의 문제점을 지적했습니다. 청와대가 의혹들에 해명함으로써 잘못된 사실을 바로잡고, 국민이 오해하지 않게끔 하려는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향후 검찰 수사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주목됩니다.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팀장, 허주열 기자, 신진환 기자, 박재우 기자, 박숙현 기자, 문혜현 기자, 한건우 인턴기자(이상 정치팀), 장우성 정치사회 에디터, 임영무 기자, 배정한 기자, 이새롬 기자, 남윤호 기자, 임세준 기자, 김세정 기자(이상 사진영상기획부)

moon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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